솔직히 저는 아들이 학원에서 반이 올라가면 실력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SR 테스트 점수가 꾸준히 오르는 걸 보며 "이 정도면 잘하고 있겠지"라고 안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에게 읽은 책 내용을 우리말로 설명해 보라고 했을 때, 뻥 뚫린 것처럼 아무 말도 못 하는 걸 보고 제가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학원반 승급과 AR지수, 믿어도 될까요저는 국민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때는 영어 사교육이 지금처럼 촘촘하지 않았고, 초등학교 때가 결정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되고 보니 그 시절의 무관심이 조금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요즘 초등 영어 학원에서 아이들이 레벨 테스트를 보고 반이 올라가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
스마트폰을 잘 쓰면 오히려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아이를 키우면서 보니, 스마트폰은 학습 보조 도구가 아니라 집중력을 갉아먹는 장치에 더 가까웠습니다. 이 글은 스마트폰이 아이의 뇌와 공부 습관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저희 집에서 실제로 써보고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를 솔직하게 정리한 내용입니다.도파민이 집중력을 무너뜨리는 방식쇼츠 영상 하나를 보면 15초 만에 웃음이 터집니다. 릴스를 넘기면 3초마다 새로운 자극이 옵니다. 이 과정에서 뇌는 도파민(Dopamine)을 반복적으로 분비합니다. 여기서 도파민이란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쉽게 말해 "이게 재밌다, 더 해"라는 신호를 뇌에 보내는 물질입니다. 문제는..
저는 국민학교라는 이름을 쓰던 시절에 영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고학년이 돼서야 알파벳을 배웠고, 해석만 되면 시험은 어떻게든 됐습니다. 그런데 요즘 수능 영어를 보면 솔직히 너무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한글로 번역해줘도 답을 못 고를 만큼 깊이를 요구합니다. 이제 영어는 해석이 아니라 비판적 독해의 영역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이해했습니다.독서 습관 — 영어보다 먼저 쌓아야 할 것혹시 아이가 영어 지문을 해석은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한 적 있으신가요? 제가 직접 학생들을 지켜보면서 느꼈는데, 이건 영어 실력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꽤 많습니다.비판적 독해(Critical Reading)란 단순히 글의 표면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필자의 의도, 논리 구조, 주장의 근거를 파악하며 읽는 방식을 말합..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유학을 '돈 있는 집 애들이 가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친동생이 대학 때 영국으로 홈스테이를 다녀왔는데, 그때도 저는 선뜻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안정적인 성향 탓이라고 스스로 납득했지만, 사실은 '굳이 내가?'라는 막연함이 더 컸습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 조기유학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걸 보면서, 한 번쯤 제대로 따져봐야겠다 싶었습니다.동기부여 없이 보내면 유학은 그냥 긴 여행입니다제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영어 실력이 오랜 기간 정체기를 겪으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언어든 공부든, 자기가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억지로 하면 결국 제자리입니다. 유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캐나다 밴쿠버 델타 지역에서 실제로 공립 세컨더리(Sec..
저도 처음엔 영어라는 과목이 그냥 두렵기만 했습니다. 알파벳을 처음 배우던 초등 고학년 시절, 외웠다고 생각한 단어가 다음 날이면 머릿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으니까요. 지금 어른이 된 시점에서 초등 영어 교육을 다시 들여다보면, 일반적으로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중요한 건 시작 시점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쌓아가느냐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어 학습, 말하기, 쓰기 — 이 세 가지의 순서와 방법이 아이의 영어 경험 전체를 바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단어 학습 — 맥락 없이 외우면 다음 날 사라집니다제가 직접 경험해봤는데, 단어를 그냥 한-영 짝을 맞춰서 외우는 방식은 정말 금방 무너집니다. 초등학교 때 단어 시험을 위해 열 번씩 써가며 외웠던 것들이 시험이 끝나고 나면 기..
초등학교 시절이 탐구력을 키울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속으로 '그거 그냥 학원 열심히 보내면 되는 거 아닌가?' 했습니다. 27년 경력의 현직 초등교사가 반포 명문 사립초 현장에서 직접 관찰한 결론은 달랐습니다. 학원 스케줄을 빼곡히 채운 아이보다, 호기심 하나를 끝까지 파고든 아이가 결국 중·고등학교에서 스스로 길을 찾더라는 것이었습니다.골든타임 — 초등 시절을 그냥 흘려보내면 생기는 일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은 주판에서 컴퓨터로 막 넘어가던 때였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컴퓨터가 AI처럼 낯설고 신기한 물건이었죠. 동네 컴퓨터 학원에 등록한 이유가 사실 게임을 하고 싶어서였다는 걸 지금도 숨기지 않습니다. 수업 한 시간을 마치고 자리를 비우지 않은 채 게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