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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인데 영어 알파벳을 제대로 못 쓴다면 믿어지십니까? 저도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설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영어 전담 교사 9년차 현직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이건 드문 사례가 아니었습니다. 알파벳 52자를 순서대로 빠짐없이 쓰는 아이가 생각보다 훨씬 적다는 현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제 국민학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알파벳 쓰기, 지금도 완벽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습니다
저는 국민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때는 영어 수업이 중학교 초반부에나 시작됐고, 저에게 영어란 그야말로 외계어였습니다. 대문자 A부터 Z까지 쓰는 것도 버거웠고, 소문자까지 외우라고 하면 머리가 하얘졌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영어 단어 시험이 있는 날이면 반 이상은 꼭 틀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요. 초등학교 3, 4학년군부터 정규 교육과정에 영어가 들어가고, 학원이나 학습지로 훨씬 일찍 시작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학교 수업 자체는 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직 교사의 진단평가 결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매년 3월, 영어 전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첫 번째로 내는 문제가 바로 "알파벳 대소문자를 순서대로 써 보세요"입니다. 여기서 알파벳 대소문자란 영어 철자 체계의 가장 기본 단위로, 대문자 26자와 소문자 26자 합계 52자를 정확한 순서로 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항목입니다. 그런데 이걸 완벽하게 해내는 아이가 생각보다 적다고 합니다.
특히 마의 구간이라 불리는 L, M, N, O, P 부근에서 순서가 뒤섞이거나 빠지는 실수가 잦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봐서 아는데, 알파벳은 그냥 외운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막상 순서대로 쓰려면 손이 멈추는 지점이 생깁니다. 이 구간이 특히 그렇습니다.
초등 4학년 기준으로 영어 수업은 일주일에 2시간, 5·6학년은 3시간입니다. 40분짜리 수업이 한 주에 두 번이나 세 번. 이 시간만으로 알파벳 쓰기부터 문장 구성까지 완벽하게 익힌다는 건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교육부 교육과정 편제 기준(출처: 교육부)을 보더라도, 초등 영어는 생활 속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알파벳 반복 쓰기 훈련에 집중된 구조는 아닙니다.
그러니 기초 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방과 후에 따로 지도하는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어 교육이 이렇게 앞당겨진 지금도, 정작 기본 중의 기본인 알파벳 쓰기에 구멍이 있다는 사실이요.
- 알파벳 대문자 26자 + 소문자 26자, 순서 포함 정확하게 쓸 수 있는지 반드시 점검
- L, M, N, O, P 구간은 특히 순서 혼동이 잦으므로 집중 반복 연습 필요
- 학교 수업 시간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주말·여유 시간을 활용한 가정 내 연습이 효과적
- 알파벳 쓰기의 구멍은 중·고등학교 서술형 평가와 수행 평가에서 그대로 감점으로 이어짐
문장 쓰기 규칙과 교과서 활용, 이게 진짜 구멍입니다
알파벳을 외웠다고 끝이 아닙니다. 저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영어 문장을 노트에 써보면서, 어디서 대문자를 쓰는지도 몰랐고 단어 사이를 띄어야 한다는 감각 자체가 없었습니다. 한국어도 띄어쓰기가 헷갈리는데 영어까지라니, 그때 정말 막막했습니다.
현직 선생님도 같은 지점을 짚었습니다. 사선 노트(영어 쓰기용 4선 노트로, 알파벳의 높낮이 기준선이 표시된 노트입니다)에 문장을 쓸 때 지켜야 할 규칙들이 있는데, 이게 잘 안 된다는 겁니다. 제 경험상 이건 한 번 잘못 익히면 나중에 고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핵심 규칙은 이렇습니다. 문장의 첫 글자는 반드시 대문자로 씁니다. 고유 명사나 이름의 첫 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에는 띄어쓰기를 합니다. 문장 끝에는 마침표(피리어드), 물음표, 느낌표 같은 구두점(Punctuation)을 반드시 찍습니다. 여기서 구두점이란 문장의 종결이나 강조를 나타내는 기호들로, 영어 문장에서는 한국어보다 훨씬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그리고 줄임말이 들어갈 때는 어퍼스트로피(Apostrophe), 즉 작은따옴표처럼 생긴 기호를 빠뜨리지 않아야 합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서술형 채점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안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단어들이 마치 한 덩어리처럼 붙어 쓰인 답안, 마침표가 없는 문장들. 이게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진 습관이라는 겁니다. 문제를 많이 풀고 빠르게 정답을 찍는 데는 익숙해졌지만, 정작 손으로 직접 문장을 쓰는 라이팅(Writing) 능력, 즉 생각을 올바른 문장 형식으로 써내는 능력은 따로 단련하지 않으면 쌓이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교과서 대화문 활용입니다. 아웃풋(Output)이란 배운 내용을 직접 말하거나 쓰는 표현 능력을 말합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다이얼로그(Dialogue), 즉 대화문을 눈으로 읽고 듣는 것까지는 대부분 잘 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복도에서 불쑥 "What grade are you in?"이라고 물었을 때 바로 대답이 나오는 아이는 생각보다 적다고 합니다. 언어는 운동 신경과 비슷해서, 생각을 거치지 않고 바로 나와야 진짜 아는 것이라는 설명이 저는 무척 와닿았습니다.
에듀넷(출처: 에듀넷·티-클리어)에서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교과서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단원의 대화문을 원어민 음성으로 들을 수 있고, 따라 말하기 연습도 가능합니다. 제 경험상, 말하기와 듣기를 먼저 재미있게 접하고 나서 쓰기로 넘어가는 순서가 아이들에게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모국어도 아직 불안정한 아이에게 영어 쓰기를 먼저 강요하는 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초등학교 6학년인데 알파벳을 아직 헷갈려 해요.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을까요?
A. 전혀 늦지 않았습니다. 저도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제대로 알파벳을 다잡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매일 조금씩 26자씩 반복해서 손에 익히는 것입니다. 특히 L, M, N, O, P 구간을 집중적으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Q. 영어 유치원을 나왔는데도 알파벳 쓰기에 실수가 있을 수 있나요?
A. 현장 경험상 그런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영어 유치원 출신 아이들은 말하기와 듣기에서 정서적 필터가 낮아 자신감 있게 대화를 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마침표, 어퍼스트로피, 대소문자 같은 쓰기 규칙에서는 구멍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말하기를 잘한다는 것과 쓰기 규칙을 정확히 안다는 건 별개의 역량입니다.
Q. 에듀넷 디지털 교과서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나요?
A. 에듀넷에서 해당 학년 교과서를 선택하면 각 단원의 대화문을 원어민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먼저 듣고 따라 말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 선생님이 같은 표현으로 질문했을 때 바로 대답이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소리 내어 읽는 낭독 연습이 단순 문제 풀기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Q. 아이가 영어를 너무 일찍 시작하면 부작용이 있을까요?
A. 모국어도 아직 불안정한 시기에 영어까지 병행하는 것에 저는 개인적으로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 다 동시에 완벽하게 잡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흥미가 생겼을 때 말하기와 듣기 위주로 가볍게 시작하고, 쓰기는 그 뒤에 천천히 붙이는 순서가 거부감 없이 오래 가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Q. 학원을 안 다니는 아이는 집에서 어떻게 연습시켜야 하나요?
A. 알파벳 쓰기는 주말이나 짬 시간을 활용해 26자씩 나눠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사선 노트에 문장을 쓸 때는 대문자, 띄어쓰기, 마침표 세 가지만 먼저 습관으로 만들어 주면 됩니다. 거창한 교재보다 매일 10분씩 꾸준히 손으로 쓰는 것이, 제 경험상 가장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결론
제가 국민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영어가 어려웠던 건 늦게 시작해서가 아니라 기초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채 계속 올라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알파벳 쓰기, 사선 노트 규칙, 교과서 대화문 낭독. 이 세 가지는 화려한 교재나 비싼 수업 없이도 집에서 충분히 채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구멍이 있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그 지점을 알았다면, 조금씩 채워나가면 됩니다. 특히 영어에 흥미가 생기기 전이라면, 쓰기보다는 말하기와 듣기로 먼저 친해지게 해주는 것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영어를 낯설지 않게 이어가는 데 더 좋은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